새천년, 딸들에게 희망을

 

우리 딸들이 살아가야 할 새천년은 정책결정권한척도 세계 78위, 낮은 경제활동 참가율(48.2%), 불안정고용 증가 및 여성의 빈곤화, 인습에 가까운 가부장적 가치관(호주제도 등), 극심한 여성의 성상품화, 성폭력·가정폭력의 증가, 여성의 정보결핍 현상 등으로 매우 비관적으로 보인다.

많은 여성들이 잠재적인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는 여성의 능력을 사회발전의 기반으로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새천년 우리 딸들이 살아갈 세상은 달라져야 할 것이다. 새로운 질서와 힘을 필요로 하는 새 밀레니엄 시대는 여성의 잠재성이 주체적인 사회 원동력으로 발현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신적 가치와 물질적 풍요가 조화를 이루는 사회, 옛 것과 새 것이 균형을 이루는 사회, 세계화와 개방화 속에서 지방분권화가 함께 이루어지는 사회, 더불어 남녀가 조화롭게 공존하고 발전하는 활기차고 따뜻한 사회가 바로 그것이다.

불평등과 편견에서 벗어나 남녀의 조화로운 공존 속에 모성이 보호되고, 이 나라에서 세계의 여성 지도자가 나오며, 각 분야의 훌륭한 여성 인력이 국가경제 발전에 동등하게 참여하는 세상, 특히 여성의 정치계 진출이 확대되고, 노동자, 농민, 빈민에게 힘과 희망을 주는 세상, 그런 여성의 시대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딸들도 아들들과 함께 21세기 한국을 떠받치는 기둥으로 우뚝 설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시대가 그저 오는 것은 아니다. 21세기를 살아갈 우리 딸들을 위해, 지금 2000년에 우리들이 무언가 큰일을 시작해야 한다. 우리 딸들이 21세기에 진정 필요로 하는 인력으로 길러지고, 그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도록 그 터전을 닦아야 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우리 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새천년을 열어 주고자 지난 1999년 12월 6일, 130여개의 여성단체와 사회 각계 대표들이 함께 뜻을 모아 한국여성기금을 조성하기로 하고 한국여성기금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한국여성기금은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여성기금으로서 새 시대 새천년의 새벽을 여는 데 큰 몫을 다할 것이다.

외국에서는 이미 민간 여성재단들이 창립되어 있고, 그동안 한국 여성단체들이 외국재단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제는 우리나라의 어머니와 아버지들이 우리들의 딸들을 위해 여성재단 형성에 힘을 쏟을 시기이다. _2000

“기부라는 것이 마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콩나물시루를 보라. 물은 빠져나가도 콩나물은 쑥쑥 자라지 않는가.

당신이 베푼 나눔의 손길이 절망하는 어떤 이에게 새 희망이 되고,

그 보람과 뿌듯함으로

분명 당신의 삶과 우리가 사는 세상은

넘치게 채워질 수 있다.”

여성운동재단29 r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