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의 딸들- 베이징 이후의 한국여성환경운동

 

유엔의 창설 50주년 기념행사로 마련한 제4차 세계여성대회가 지난 8월 30일에서 9월15일까지 평등, 평화, 발전을 주제로 4만여 명의 세계 여성지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중국 화이로우에서 개최되었다.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서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한 채 개최된 또 하나의 포럼이 열렸는데, 제2차 세계여성환경회의(World Women’s Congress for a Health Plan)이다. 이 회의는 83개국의 회원국을 가지고 있는 여성환경개발기구(WEDO : Women’s Environment & Development Organization)가 조직하였으며, 제목은 <대지의 딸들 Daughters of the Earth>이다.

WEDO는 이 회의를 제4차 세계여성대회에서 환경과 개발을 위한 협력관계의 네트워크(Environment and Development Collaborative Web)를 형성하기 위하여 마련했다. Web(한 필의 천)은 환경과 개발에 대한 여성의 통찰력과 전략을 서로 나누며 연결하고, 평화롭고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세계를 만들기 위해 실천의 촉매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 행사의 일환이다. 세계 78개에 달하는 다양한 환경단체의 공동 작업으로 이루어진 Web은 ‘대지의 딸들’이라고 이름지어졌다. 어머니와 딸 사이의 강력한 보살핌의 유대관계처럼 지구와 인간의 관계도 그래야 하며, 연령, 종교, 종족, 계급, 언어, 문화, 성 등을 초월해서 모든 인간은 누구나 ‘대지의 딸들’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한국 여성환경인의 북경 Web 이후의 과제를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본다.

하나는 환경문제가 전지구적인 문제이며 지구인의 공동 노력으로 해결할 문제임을 감안하여 이번 베이징에서 얻은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환경과 개발 관련 국제기구들과의 연대를 보다 강화하는 일이다. 우선 한국여성 환경인들이 단행해야 할 일은 환경과 개발에 대한 다양한 국제기구 중에서도 WEDO에 가입하는 일이다. WEDO는 여성들의 대(對) 유엔 또는 대(對) 국제회의의 환경관련 발언의 창구이다. 한국 여성환경인들이 국제적으로 정보와 경험을 교환하며 서로의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다른 나라와 연계하고 또 한국 여성환경인들이 국제사회에서 공헌할 수 있는 장이다.

다른 하나는 지난 30여 년간의 경제성장 위주의 정책으로 심각해진 우리나라의 지역환경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주민의 지역사회활동을 활성화시키고, 모든 주민들이 작은 실천을 통해 친환경적인 생활양식을 정착시키고, 자기 고장을 생태지역으로 만들게 하는 일이다. 한 마디로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환경파괴에 있어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이다. 가해자로서는 환경친화적인 생활을 실천에 옮겨야 하며, 피해자로서는 정부와 기업을 감시하고 환경친화적인 생산과 정책을 촉구해야 하며 지역환경과 지구환경을 지킬 의무를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지난 20여 년간 지역주민들의 피해에 대한 저항운동과 의식 있는 운동가들에 의한 문제의 폭로, 고발, 시정촉구 등을 중심으로 전개된 환경운동이, 근래에 와서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주부운동, 주민운동, 생협운동, 무공해식품 직거래운동 그리고 폐기물 분리수거운동, 음식물찌꺼기 퇴비화운동 등의 친환경적인 생활운동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이러한 운동을 보다 조직적으로 그리고 지역적으로 확산하는 일이 한국 여성환경운동의 새로운 과제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개발에 대한 새로운 비전과 패러다임을 만드는 일이다. _1995

“저에게는 자신을 뛰어넘을 수 있게 지도해준 멘토들이 있었어요.

영향을 받은 의식이 현장에서 문제들을 보게 하는 거죠.

해야 할 일을 찾을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정인보, 박에스더, 김대중 선생, 평생 동지이자 스승이었던 남편 안병무…

헤아릴 수 없는 사람들이 멘토였어요. 지금은 함께 하는 젊은 활동가들이,

때로는 일곱 살 손녀가 친구이자 멘토이기도 해요.

박영숙은 수많은 멘토들이 만들어준 사람입니다.”

선생님의 메모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