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민사회와 녹색생활문화 : 리우+10과 녹색소비
21세기 벽두부터 세계전쟁의 위협, 환경악화, 인간불평등, 나아가서는 문명 간 갈등의 요인도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세대인의 최대 과제가 역사의 수레바퀴를 어떻게 돌려놓을 것인가 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라는 것은 지금부터 풀어내야 할 과제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많은 문제의 해결방향을 포함하는 대과제이다. 지속가능발전이란 우리가 주지하고 있는 대로 ‘미래세대의 욕구충족 능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현세대의 욕구충족을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개념은 1980년 국제자연보호연합(IUCN)이 주창한 <세계자연보전전략>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유엔은 1992년 지속가능한 지구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유엔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구성하고 해마다 각 나라의 ‘의제21’ 성과를 점검하고 있다. 세계는 지구환경 거버넌스를 위해 크고 작은 다양한 회의 개최, 문제해결을 위한 수많은 국제협약 체결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환경 관련 국제법 제정을 하고 있다.
지난 9월 국제회의에서 “중국 여성환경운동의 현황, 과제,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한 리아오 쉐리 북경지구촌환경문화센터 회장은, 중국이 자유경제체제를 수용한 이후 급속하고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소비풍조의 결과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였다. 그녀는 얼마 전까지 자원소비가 억제되었던 중국의 13억 인구가 미국 로스엔젤리스의 최저생활자의 소비수준을 유지하게 되는 경우 4~5개의 지구가 더 있어야 할 것이며, 중국을 비롯한 세계가 오늘의 소비추세를 멈추지 않는 한 20개의 지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면서 욕구충족을 가능케 하는 번영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를 풀어야 한다. ①‘이만하면 됐다’라는 한계가 있는 만족감을 되살려내는 것, ②참 의미의 만족감은 인간관계에서 찾는 일임을 강조하는 것, ③개인의 성장, 사회발전, 또는 영성(Spirituality)에 대한 의미를 찾는 일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 등이다.
우리의 가치관이나 윤리관 형성에는 많은 다양한 영향력이 작용한다. 20세기의 주도적인 역할을 한 집단이 정부, 다국적기업, 금융 및 재정 관련 기관, 언론 등 주로 사회권력 기구였다면, 21세기가 요구하는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한 변화에는 가정, 학교, 종교기관, 지역사회 집단 그리고 지방정부의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 지금은 종래의 사회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에서 패러다임 전환의 바람을 주도해야 하는 시대라는 것을 의미한다.
자원소비를 줄이는 녹색생활문화 구축의 핵심과제는 오늘의 성장·물질·편의 위주의 그리고 힘의 행사를 주저하지 않는 반환경적인 문명의 틀을 바꾸는 일이다. 한 마디로 지속가능한 발전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것은 환경혁명에 해당하는 것으로, 실천하는데 고통을 동반하며 진전을 이루기에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이다. 이 혁명은 종래의 기술의존적인 기술혁신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나, 욕망억제를 가능케 하는 가치관, 윤리관 및 체제 변화를 어떻게 성취해낼 수 있는가의 문제는 이제부터 풀어야 하는 과제로 세계 환경인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_2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