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세기에 여성은 있는가?
새천년에 들어선 지도 벌써 5년이 지났다. 송구영신의 통과의례로써 우리들이 으레 거치는 것은 보내는 한 해를 돌아보며 자기성찰을 하는 것이고 맞이하는 새해를 위한 또 한 번의 다짐을 하는 것이리라.
지난 총선에서 여성의원들이 의정사상 유례없이 다수 진출하고 그동안 남성의 전용물이었던 부문에 최초로 진입하는 여성들이 줄을 잇고 있으며 여성부가 여성가족부로 개편되면서 그 기능이 확대되었다. 최근에는 여성들의 발목을 마지막까지 잡고 있었던 호주제가 폐지되는가 하면 성매매 및 성폭력 관련 제도개혁과 정책전환이 이루어지는 등 여성계에 괄목할 만한 발전과 변화가 일어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질문을 하는 이유는, 이들 성과가 과연 인구의 반인 여성들의 삶의 조건 향상과 양극화로 치닫고 있는 우리 사회의 제반문제 그리고 생명과 평화를 지켜내는 데에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인가를 자성하려는 데 있다. 여성들이 하늘의 ‘절반’을 떠이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이런 사실이 현실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이다. 여성 대통령까지 꿈꾸고 있는 상황에서 웬 ‘딴지’냐고 할 수도 있겠으나 이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오늘의 사회적 화두는 보수·진보를 망라하여 ‘행복’ ‘희망’ ‘생명’ ‘평화’이다. 여성계는 산적한 여성문제를 해결함과 더불어 이들 화두에 대해 성인지적인 시각으로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여성운동의 전략적인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함으로써 사회가 여성의 존재를 인지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일반적인 문제는 시민사회 공동으로 성취해야 하겠지만 여성계의 특별한 문제들은 여성들 스스로의 몫이다. 그 일을 해내기 위해 여성계에서는 보수, 진보, 입법부, 행정부, 산업계 및 시민사회의 여성들이 결집된 영향력을 확실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_2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