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과 치유의 리더십

정신대, 슬프고 억울한 우리 역사

정신대는 일본 제국주의의 가장 잔악한 한국 민족말살정책의 하나로 이 땅의 여성들을 강제 징집·동원하여 일본 병사의 위안물로 이용한 역사상 유례가 없는 비인간적 행위이다. 정신대로 끌려간 이 나라의 딸들은 하루에도 수십 명씩 일본군을 상대하다 죽어갔는가 하면 일본의 패전으로 전쟁터에 버려지거나 증거를 은폐하기 위한 집단학살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소수이기는 하지만 국내외의 양심적인 증인들과 식자들, 그리고 생존자들에 의해서 이미 밝혀진 사실들이다.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45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원폭피해자문제, 태평양전쟁 희생자문제, 강제 징집된 군인 및 군속 문제 등 전후 처리의 문제가 아직도 미해결된 상태에서 일제 만행의 희생자 36명이 지난 12월 6일 동경지방재판소에 피해보상소송을 냈다. 소송 제기 후 기자회견에서는 2차대전 당시 정신대로 끌려갔던 김학순 할머니가 눈물로 자기의 과거를 이야기해 모든 이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이들은 만행 당사자인 일본은 물론 조국으로부터도 외면당하고, 어떤 이유에서든 순결을 지키지 못한 여자는 부도덕하다는 우리 사회의 가부장적인 성윤리로 인해 세간으로부터도 배척당하며 한숨과 눈물의 세월을 살아왔다. 이들이 지내온 고난의 세월을 인정하고 따뜻이 감싸 안아야 할 책임이 우리 정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나 이번 소송을 양심적인 일본의 지식인, 일본의 과거를 참회하는 여러 시민 및 중의원들까지 지원하고 관심있게 지켜보는 마당에 한국 정부가 이들을 외면하고 일본 정부와 똑같이 청구권 협상만 운운하고 있다면 우리 국회도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의 자격을 의심받게 될 것이다. _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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