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 후의 교회여성운동
교회여성의 회개의 시작은 낡은 옷을 먼저 벗어던지는 일이다. 일신의 안일함, 무조건의 노예적 복종, 무비판성, 일상에 사로잡힘, 통념에 매임, 나 또는 내 가족밖에 모르는 이기심, 그리고 이웃에 대한 폐쇄적인 태도 등의 낡은 옷들 말이다. 그렇다면 회개 후의 교회여성들은 어떤 운동을 할 것인가?
첫째로, 생명운동으로서의 교회여성운동이다. 생명운동은 깨진 관계를 바로잡고 모든 사물이 하나님의 창조질서인 정상상태로 되돌리는 운동으로 전개하여야 할 것이다. 이것은 구체적으로 인간으로서의 삶의 위협의 요인이 제거되고 사회의 모든 관계-노동자와 기업주, 정치인과 국민, 부유층과 서민층, 남자와 여자, 장애자와 정상인, 늙은이와 젊은이, 교회와 교회, 국가와 국가, 그리고 인간과 자연 사이의 조화와 균형이 잡힌 세계를 만들기 위해 약한 자의 편에 서서 처진 쪽을 치켜 올리는 운동이다.
둘째로, 평신도운동으로서의 교회여성운동 강화이다. 평신도운동이란, 선교는 하나님이 하시는 것으로 모든 역사와 세상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은 교회 안에서만이 아니라 모든 사건을 통해서 모든 곳에서 선교하신다는 ‘하나님의 선교’ 신학에 의거한다. 세상에 보냄을 받아 주님의 이름으로 세상을 섬기려는 평신도들이 파견된 교회로 세상에 나아가 선교활동을 하는 것이다. 교회는 교회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위해 존재한다. 파견된 교회 또는 흩어진 교회로서의 세상에서의 평신도 역할은 아주 중요한 것이며 평신도운동으로서의 교회여성운동의 설자리와 과제는 분명해진다.
100년 전 초기의 교회여성들은 여성의 인간화, 애국애족운동, 그리고 교회의 부흥운동으로서 오늘의 교회의 밑거름이 되는 일에 어떤 면에서는 남신도들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의 현격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이와 비교해서 오늘의 교회여성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언제부터 어떤 이유에서인가 그들의 활동은 가정주부 역할의 연장으로 교회 내 봉사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봉사의 내용에 있어서도 극히 자선적이며 교인 간의 친교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교회의 전위대인 평신도운동으로서의 교회여성운동이 크게 반성해야 할 점이다.
셋째로 에큐메니컬운동으로서의 교회여성운동의 확충이다. 요한복음 17장의 “세상이 너희를, 나를 따르는 자들이라고 시인하게 되는 것은 너희들이 다 내 안에서 하나가 되었을 때”라고 하는 말을 기억할 때 에큐메니컬운동의 중요성이 분명히 드러난다. 앞으로 우리가 지향하는 에큐메니컬운동의 정신은 한국교회의 일치와 한국민족의 통일뿐만 아니라 세계 교회의 일치와 인류의 통일까지도 관심하는 바로써 국내에서의 일치운동 전개에 이어 이 운동을 세계를 향해 외쳐야 할 것이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생활수준을 자율적으로 깎아 내리고, 심지어 역사의 대세를 꺾는다고 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포기해서 될 문제도 아니라는 데서 우리는 결단을 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하나님의 백성에게 부과된 오늘의 그리스도의 명령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_19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