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역사의 주인

 

오늘의 한국사회에서 여성과 청년이 공통으로 가지는 문제는 다 같이 자기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는 점일 것이다.

청년과 여성은, 오늘이라는 시간과 공간을 빼앗기고 제약당하고 있다. 청년은 미래의 주인공이라는 명분으로, 여성은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온갖 제약을 받는다. 주어진 것은 책임과 의무밖에는 없다. 그래서 청년과 여성이 자기주장을 하면 “아직 자기 구실도 못하는 주제에” 또는 “여자가 감히”라고 폄하하고, 실수나 잘못을 저지르면 “다 큰 것이!” “여자니까 할 수 없군”이라는 한 마디 말로 일축해버린다. 권리 주장에는 미완성 인간으로 취급하고, 책임에 있어서는 성인의 대가를 지불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사회에서나 교회에서 청년과 여성의 설 자리는 오로지 순종하고 봉사하며 피교육자와 피선교자의 자리에 있을 때 “덕이 있다”고 하며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청년과 여성이 자신들도 귀와 입이 있고 생각할 수 있다고 할 때 거부반응이 생겨나고 어떻게 해서든지 돋아나는 사람으로서의 순을 잘라버리고 만다. 이러한 현상은 소외된 집단이 결속하여 힘을 가지게 되면 더욱 심해진다. 사회나 교회의 기득권자가 청년과 여성에게 관용하는 것은 그들이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을 때에 한해서다.

그러나 분명히 우리는 하나님께서 모든 인간 즉 남녀노소, 장애자와 정상인, 그리고 유능자와 무능자들에게 똑같이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사명을 부여하셨다는 것을 믿는다. 이미 청년들은 그들이 가진 특성으로 하나님과 역사, 민족 앞에서 사회와 교회 갱신을 위한 자기의 사명을 다하려고 안간힘을 쓰며 거기에 해당하는 값도 치르고 있다. 아쉬운 것은, 기득권자는 물론 소외자로서의 연대의식을 마땅히 가져야 할 여성들이 청년들이 치르고 있는 아픔에 동참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자식이 겪는 고통에 대한 어머니의 연민으로서였다면 그럴 수 있었을까. _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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