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성 대통령인가?
미래학자들은 21세기를 여성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견해왔다.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듯, 지난 2월 6일 여성 대통령과 여성 주지사가 탄생했다. 핀란드 대선에서 타르야 할로넨(56) 외무장관이 여성으로서는 핀란드 역사상 첫 대통령에 당선됐으며, 일본 오사카부 지사 선거에서는 무소속의 여성후보인 오타 후사에가 지사에 당선되었다. 미국에서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가 뉴욕주 상원의원 선거출마를 공식 선언함으로써 미국 선거직 공직에 출마한 첫 대통령 부인이 됐다. 현재 국가원수나 정부수반을 맡고 있는 여성은 스리랑카의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대통령 등 8명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세계 각국에서 여성의 정치참여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국제의회연맹(IPU)의 한 보고서(1월 19일 발표)에 따르면, 99년 8월을 기준으로 세계 각국 정부의 여성각료 평균비율은 11.7%이며, 45개국은 아예 단 한 명의 여성 장관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최소한 1명의 여성 장관을 둔 145개 국가에서도 여성 각료의 역할을 사회복지 및 문화, 의료 등 전통적인 여성분야에 국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 수준은 더 심각하다.
여성의 정치·행정에의 참여는 여권신장의 문제와 직결되는 사항이다.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국가정책결정과정에의 참여율은 극히 저조하고, 바로 이러한 상황은 한국 여성들의 사회적 위치의 현주소가 어디인가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왜 여성대통령인가? 남성이 하지 못하는 것을 여성은 할 수 있어서가 아니다. 여성은 적어도 남성과 다르게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서이다.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20%의 승자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뒤처져 있는 80%가 겪는 고통도 함께 보살피는 모성적인 리더십을 여성이라는 인간군이 보다 강하게 지니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오늘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모성적 리더십이 생리적인 여성에게만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부성이 강한 여성이 있는가 하면 모성적 리더십을 지닌 남성 지도자들도 있다. 이 시점에서 절대다수의 국민이 바라고 있는 지도력은 우선 민생을 살피고 배려하는 리더십인 것만은 확실하다.
유럽의 이상주의에 따르면 한 나라가 풍요해지기 위해서는 국민 개개인이 풍요해져야 한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위정자들은 국가가 풍요해져야 개개인이 잘산다고 설파하면서 경제의 파이를 크게 하는 일에 집착하는 한편 신자유주의의 산물인 승자독식의 폐단을 방치해왔다. 그 결과 80%의 국민의 삶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는 사회 각 부문의 극심한 양극화 현상과 미래를 예측할 수 없어 불안하게 하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 등이 재앙으로 우리 삶에 스며들고 있다.
이제 5개월이 지나면 우리 국민에게 새로운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금 주어진다. 우리가 갈망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적 연대 그리고 사회정의가 되살아나서 국민 모두가 함께 잘 사는 행복공동체를 위해 우리는 우리의 선택권을 올바르게 행사해야 한다. _2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