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명관씨의‘육아일기’

 

직장에 다니는 부인과 올해 다섯 살난 딸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맹명관씨. 그가 남자의 신분으로 ‘육아일기’를 발표해 화제이다. 그의 육아일기는, 일반적으로 아버지들은 아이가 자라는 모습에 관심이 없고, 아이 기르는 일에 무능하다는 통념을 명쾌하게 깨뜨리고 있으며, 오늘 새로운 세대의 변화된 가족문화를 엿볼 수 있게 하였다. 그는 자식에 대한 애착과 생명에의 경외심, 포용력 등이 여성들만의 능력으로 이해되어 온 것은 그러한 역할이 여성에게 사회적으로 더 많이 요구되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더 나아가 남성들도 자신들에게 잠재되어 있는 그러한 능력을 개발하고 노력할 때 비소로 남녀 모두가 인간답게, 그리고 평등하게 어우러져 함께 사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맹명관씨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의 재미난 일화가 있다. 육아일기도 쓰고, 빨래나 설거지 등을 하는 것이 남자로서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는 이 다음에 결혼한 딸네 집에 가서 딸은 일에 파묻혀 콩콩 뛰고 있는데, 사위란 놈이 방에 누워 텔레비전이나 보고 있다면 사위를 용서치 않을 작정이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 때 그 방송을 보고 있었을 시청자 중에는 누가 저런 집의 사위가 될까 하고 찬사 반 비웃음 반의 반응을 했으리라 짐작된다.

일반적으로 우리 사회는 여성이 남성보다 능력이 열등하다며 취업 기회를 비롯한 사회참여의 기회를 불평등하게 주고 있다. 그러나 직장에서의 책임에 더하여 출산과 육아를 비롯한 가사를 전담하고 있는 여성을 남성과 동등하게 비교 평가하는 것은 매우 부당한 일이다. 출산의 책임을 여성이 전담하고 있으니 육아의 책임은 남성이 나눠 맡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겠는가 말한다면 지나친 걸까? 출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새로워지고 보육의 책임도 사회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_1989

삶가족 23r (2)